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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Quest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장하준)

by songbaeg 2023. 7. 3.

 

2023년 초판 발행.

 

세계적인 경제석학 장하준 선생님이 만든 괴상한 책.

 

18가지 음식을 주제로 하여 경제학의 역사와 내용을 각각의 음식들과 오묘하게 엮어내었고, 독자들에게 음식이라는 미끼를 던져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한 듯하다.

 

실제 읽다 보면 어떤 음식 주제에서는 침이 고이곤 하는데,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그 음식의 특성을 경제 내용과 절묘하게 대비시키는 스토리이다.

 

장하준 선생님이 영문으로 쓰고 선생님의 아내분이 번역을 했는데, 무려 16년 전부터 이 글을 쓰기 위해 생각해 왔던 끈들을 놓지 않았었고, 최근에야 드디어 결말을 완성했다고 한다.

 

저자는 젊은 시절에 영국 유학을 떠나면서 안전지대를 벗어났지만, 가족들과 같이 다양한 세계 음식들을 직접 요리하고 연구함으로써 보다 커다란 또 다른 안전지대를 찾은 듯하다. 

 

책에 나오는 저자의 몇몇 음식들에 대한 상세한 레시피를 볼 때 수준 높은 요리실력이 예상되기도 하다.  

 

 


책 속으로


 

마늘

냄새가 지독한 이 식재료가 지금의 한국을 낳고, 영국인을 공포에 떨게 하고, 이 책을 읽고 싶어 지게 만든다.

 

 

도토리

도토리를 먹고 자라는 스페인 남부의 돼지들과 도토리를 즐겨 먹는 한국인의 이야기를 통해 경제적 성과를 결정하는 데 문화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이해한다.

 

 

오크라

'레이디스 핑거스'라고도 부르는 이 채소를 통해 자유 시장 경제학자들의 주장이 얼마나 시야가 좁고 쉽게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지 깨닫는다.

 

 

코코넛

이 갈색 열매가 갈색 피부를 한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지 않아서 가난한 것이라는 믿음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가르쳐 준다.

 

 

멸치

음식의 맛을 풍부하게 할 뿐 아니라 엄청난 부를 가져다주기도 했던 이 작은 물고기가 산업화의 홍보대사라는 것이 밝혀진다.

 

 

새우

이 작은 갑각류가 실은 변장한 곤충임이 밝혀지고 개발도상국들이 우월한 외국 라이벌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보호주의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국수

국수에 미친 두 나라의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통해 기업가 정신과 성공하는 기업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재점검한다.

 

 

당근

한때 당치 않은 개념이라고 생각됐던 주황색 당근 이야기를 통해 특허 제도를 개선해야 하는 이유와 방법을 이해한다.

 

 

소고기

육류 중 가장 논란이 많은 소고기를 통해 자유 무역이 모든 사람의 자유를 의미하는 것이 전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바나나

세상에서 가장 생산성이 높은 이 과일은 다국적 기업들이 개발도상국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적절히 관리해야만 그런 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코카콜라

나이 든 로큰롤 밴드와 비슷한 데가 있는 이 음료가 왜 수많은 개발도상국이 현재의 주류 경제학 이데올로기에 불만을 품게 되었는지를 알려 준다.

 

 

호밀

북유럽의 대표적 곡물로 꼽히는 호밀 덕분에 우리는 복지 국가에 대한 몇 가지 오해를 풀게 된다.

 

 

닭고기

모두가 사랑하지만 아무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이 육류는 우리에게 경제적 평등과 공평성의 의미를 가르쳐 준다.

 

 

고추

우리를 곧잘 속여 넘기는 사기꾼 같은 이 베리를 통해 돌봄 노동이 우리 경제와 사회의 기초 역할을 함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무시되고 저평가되는지 이해한다.

 

 

라임

영국 해군과 브라질의 국민 음료가 힘을 합쳐 기후 변화의 도전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향신료

후추, 계피, 육두구, 정향을 통해 현대적 기업이 탄생한 경위와 이런 기업이 자본주의를 크게 성공시켰지만 이제는 자본주의의 목을 조이는 역할을 하게 된 이야기를 듣는다.

 

 

딸기

베리가 아니지만 베리라고 부르는 이 열매가 로봇의 발달과 일자리의 미래를 생각하게 한다.

 

 

초콜릿

밀크 초콜릿 바를 통해 스위스 경제 번영의 비밀을 엿보고, 그것이 비밀 은행이나 고급 관광 상품과 별상관이 없다는 것을 배운다.

 


 

경제학 섭취에 대한 조언

 

1. 골고루 먹는 것이 중요하다.

경제학의 다양한 관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해하는 일은 다양한 요리법으로 만든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과 마찬가지로, 경제학 섭취를 더 풍요롭게 할 뿐 아니라 더 균형 잡히고 건강하게 만들 것이다.

 

2.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는 열린 마음을 유지해야 한다.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경제학 이론을 더 잘 알고, 그 이론의 장점과 단점을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다른 경제학 이론에 대해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

 

3. 음식을 먹거나 조리할 때와 마찬가지로 경제학을 요리할 때 사용하는 재료의 출처와 기원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경제학적 분석은 신화(잘못된 믿음) 또는 기술적으로는 맞지만 왜곡된 방법으로 취합된 사실 또는 의문의 여지가 있거나 노골적으로 옳지 않은데 당연히 받아들여지는 가정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사실 확인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하고,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이 사실이라는 것이 어떤 이론적 근거로 수집되고 제시되었는지를 알아봐야 한다.

현실을 잘못된 또는 편향된 방식으로 반영한 정보를 경제학적 분석의 근거로 사용하면 적용하는 경제학 이론이 아무리 훌륭해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

 

4. 상상력을 동원해야 한다.

솜씨 좋은 요리사는 무엇보다 음식에 관한 통념에 굴복하지 않고, 서로 다양한 음식 문화를 조합해 스스로에게 맞는 요리를 만들어 낼 줄 아는 상상력을 지니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좋은 경제학자는 상상력이 풍부한 요리의 원리를 경제학의 이해에도 적용할 줄 아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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